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과천 방음터널 화재사고 원인에 대한 고찰

by 망구 is 남편 2022. 12. 31.
반응형

2022년 12월 29일,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에 위치한 방음터널이 화마에 무너졌습니다. 5명의 목숨이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고 이틀만인 12월 31일 오후 DNA 감정결과 60대 3명, 30대와 20대 각 1명 총 5명의 신원이 밝혀졌습니다. 이중에는 모녀도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분명 화재 사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애도하는 마음과 함께 그들의 목숨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화재 참사 너머에 존재하는 구조적 원인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방음벽 소재 :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이번 사고에서 발생 피해가 커진 이유는 방음벽이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이라는 반투명 아크릴이라는 불에 잘 타녹아버리는 화재 안전성이 극도로 취약한 소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PMMA는 투명도가 높고 강도가 센데 강화유리보다는 단가가 저렴하고 밀폐형 터널로 만들었을 경우 방음효과도 우수하죠. 딱 한 가지 단점은, 불에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타버린-PMMA-천장
불타버린-PMMA-천장

 

이번 사고에서 보았듯이, 이러한 소재로 천장을 막아서 터널을 만들면 구조상 열기와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해 터널 내부에서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고에서 안에 있던 차량들이 대부분 전소된 것도 이러한 영향 때문입니다. 아무리 경제성이 높고, 방음효과가 뛰어나다고 해도 어떻게 이렇게 화재사고에 취약한 소재가 건설현장에 사용될 수 있었을까요.

 

'도로건설 방음시설 재질 기준' 개정

2012년 이전까지는 존재하던 기존 지침이 삭제되었기 때문입니다. 2012년 국토교통부에서 펴낸 도로설계편람에서 방음벽 재질기준에 존재하던 '불연성 또는 준불연성이어야 하고 내부의 흡음재료는 자기 소화성으로 연소 시 화염을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침이 삭제되었는데, 이것은 방음 자재 품질 규정이 '화재 안정성'보다 '방음 효과'에만 집중되어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불붙은-갈현교가교-방음터널
붙붙은-갈현교가교-방음터널

 

사고가 난 갈현교가 교 주변에도 약 3,000 가구에 해당하는 주택이 있는데 차량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이러한 터널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52곳에 방음터널이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민자고속도로에 25개, 국도에 9개, 한국도로관리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에 18개. PMMA와 같이 불에 취약한 소재가 투입되지 않은 방음터널이 저 중 몇 개나 될지 궁금합니다.

 

과천 방음터널 화재 사고가 우리에게 남기는 시사점

편안한 주거환경. 분명 모두에게 중요한 가치입니다. 고속도로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소음을 제대로 막기 위해 방음벽 대신 방음터널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또한, 사업을 시행하는 건설업체 입장에서도 비용편익 분석에 따른 경제적인 원재료 투입은 중요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이니까요. 그러나 국가는 존재 목적인 국민과 사회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국 52개 방음 터널의 소재에 대한 전수 조사와 더불어 비용이 더 들더라도, 방음효과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국민안전을 지킬 수 있는 설치물을 만들 수 있도록 법으로써 강제하고 조금 떨어지는 방음효과에 불만을 갖게 될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르는 터널 내 화재사고와 인명피해에 대비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생존자분들의 쾌유를 빕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