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모든 것' 시즌4가 파트 1,2로 나뉘어 공개됩니다. 2023년 2월 9일 1화~5화, 3월 9일 6~10화가 공개된다고 하는데요, 곧 공개될 시즌4를 기다리며 1,2,3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정리해 봅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이번 소개글을 통해 슬쩍 보시고 꼭 정주행 해보시길 바라며 글을 시작합니다!
시즌1
내용 요약
작은 서점의 매니저인 조 골드버그는 지능적인 사이코패스입니다. 어느 날 서점을 방문한 작가 지망생 귀네비어 벡에게 반하게 되고 그녀를 스토킹 하게 되는데, SNS를 염탐하는 수준으로 시작된 스토킹은 어느새 벡의 남자친구와 친구들을 포함한 주변인들을 차례로 살해하는 단계까지 이르게 되죠. 그녀의 몸과 마음을 얻었지만 벡이 조의 정체를 알아채게 되자, 결국 그녀마저 죽이게 됩니다.
후기
이 드라마의 시즌1을 접하고 느꼈던 감정은 스릴러 드라마가 주는 '공포'였습니다. 조라는 인물이 누가 봐도 범죄자스럽게 생긴 것도 아니고 댄디한 초식남 스타일의 남자인데, 온갖 악행을 스스로 합리화하며 끊임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이 소름 끼쳤기 때문입니다.
'너의 모든것' 시리즈는 1~3 시즌까지 모두 주인공 '조'의 독백으로 풀어내는 1인칭 주인공 시점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심리를 더 디테일하게 관찰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어느 순간 자신의 목적과 필요에 의해 '악해지는' 모습으로 변했다가도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해 옆집에 사는 어린아이가 의붓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는 것을 구해주는 '선한' 모습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독백을 통해 그의 '심리'와 행동의 '논리'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미래' (자신이 원하는 것)를 위해 벡이 만나는 남자와 친구들의 생명을 뺏으면서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내세워 살인의 '당위성'을 부여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보면, '언제쯤 조의 정체가 탄로 날까', '벡은 어떻게 될까' 가슴 졸이며 보게 됩니다. 몰입감이 정말 뛰어납니다.
시즌2
내용 요약
벡을 죽이고 새출발을 위해 LA로 도망쳐온 조는 이름도 윌로 바꾸고, 식료품점에서 만난 복잡한 가정사를 가진 러브 퀸과 사랑에 빠지고 우여곡절 끝에 사랑을 이어갑니다. 윌은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서,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살인을 멈추지 않습니다. 윌에게 원한이 있는 전 여자친구인 캔디스에 의해 윌의 추한 비밀이 탄로 나려 하는 순간, 자신만큼이나 사이코패스인 연인 러브 퀸은 캔디스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살해합니다. 윌과 러브 퀸은 결혼을 하게 되며 시즌2가 끝납니다.
후기
시즌1의 여주인공인 귀네비어 벡이 상류층을 지향했던 사람이라면, 2의 여주인공 러브 퀸은 재력가 집안의 딸로 이미 상류층입니다. 두 사람 사이의 한 가지 큰 차이점이라면, 퀸은 윌만큼이나 사이코패스라는 점이죠. 윌만큼이나 용의주도하고 많은 살인을 저질러온 두 사람이 서로의 정체를 숨기고 있었지만, 러브 퀸은 이미 윌이 자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살인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조(윌)와 러브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통해 두 사람 모두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결여되고 특정 대상에 대한 엄청난 집착이 심한 사이코패스로 자라났는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물론, 타인을 돕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타인을 살해하는 것이 불우한 과거로 인해 정당화될 수는 없기에 시즌1과 마찬가지로 공포스럽고 기괴하지만 "조, 제발 그만해!!!"라고 외치면서도 시즌2에서도 드라마를 계속 몰입하게 만드는 연출을 볼 수 있습니다.
시즌2에서는 주인공인 조의 성격과 습성을 추가로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극의 전개가 굉장히 빠릅니다. 러브 퀸이 살인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은 시즌의 후반부에 나오게 되는데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의 긴장감과 몰입감이 압권이고 밝혀진 이후 조와 같은 부류의 인간이 성별만 바뀌어 등장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됩니다.
시즌3
내용 요약
서로에 대해 모든것을 알게 된 조와 러브, 평온하고 풍족하지만 세속적이고 싼 티 나는 사람들만 가득한 동네 마드레 린다로 이사 오게 됩니다. 조의 여성에 대한 스토킹과 도벽을 잘 아는 러브는 조가 모아 놓은 옆집 여자의 은밀한 물건들을 보고 분노해 이웃집 여자를 죽이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한차례, 이웃집에 사는 남자가 '백신 반대주의자'라서 자기 아들이 홍역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자 그 남자도 죽입니다. 조는 습관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러브가 못마땅하지만 서로의 비밀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광기의 끝을 보여주는 러브와 조는 서로를 죽이려 하지만, 죽게 된 쪽은 러브입니다.
후기
시즌1에서는 조의 성격과 행동을 통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의 입체적인 면을 부각했다면 시즌2에서는 극의 말미에 반전으로 '그런 인간이 여기 한 명 더 있다! '라는 느낌으로 반전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시즌3에서는 주인공이 러브인가 싶을 정도로 러브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수든 의도적으로든 조는 나름의 이유와 뒷감당을 생각하면서 행동했는데 시즌 3의 러브는 기준이나 선도 없고 굉장히 우발적이고 즉흥적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러브 퀸을 연기한 빅토리아 퍼드레티의 분노, 절망, 행복, 환희를 표현하는 표정 연기가 굉장히 돋보였습니다. 조가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로.
결국 너의모든것에서 조와 연인관계였던 모든 여성들은 죽었습니다. 캔디스, 벡, 내털리, 러브까지. 그리고 제대로 사랑의 관계까지 발전하지 못한 시즌3의 도서관 매니저 메리엔이 언젠가 살고 싶다 했던 도시, 파리로 떠나며 시즌3은 끝나게 됩니다. 이번에 공개된 시즌4의 트레일러 영상을 보니 새로운 등장인물들과 함께 메리엔도 출연하던데, 과연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시즌4를 기다리며 시즌 1,2,3 총평
시즌3까지 정주행해본 결과 확실히 청불 딱지가 붙을만한 것 같습니다.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 범죄, 살인을 저지르는 조의 모습은 불편하고 거북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그냥 여자에 미친 정신병자의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너의 모든 것 시리즈의 몰입감은 굉장히 뛰어납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입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조가 그 모든 악행을 저지르며 '사랑'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실제 그러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은 어떠한가 관찰해 볼 수 있습니다. 조를 연기한 펜 배드글리 또한 실제로 "스토킹을 너무 로맨틱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라고 판단해 역을 고사하려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러하기에 '로맨틱'한 모습의 '이중성'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제작진의 말에 설득되어서 역을 맡았다고 합니다.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동은 어떠한 경우에도 사랑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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