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태조이방원' (태양광 조선 이차전지 방산 원자력) 주식의 하나였던 조선주가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고 수준의 수주 기록을 세웠던 작년 대비 국내 조선업체의 주력 선종인 LNG선 발주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3년째 조선주에 비중있게 투자하고 있는 주주[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로서 한국조선해양의 주가 현황과 전망에 대해 분석해 보겠습니다.
주가 현황
3년 내 전고점은 2021.5.11 163,500원으로 형성되었으며 글을 작성하는 2023.1.4 오늘자 종가는 74,400원 입니다. 1년 6개월만에 54.5%가 떨어졌으며 조선업 가치평가의 척도로 활용하는 PBR(주당순자산가치)은 조선주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싼 0.54배 입니다.
- 시가총액: 5조 2,655억
- 52주최고가: 103,500원
- 52주최저가: 68,100원
해당 기간 동안 우리나라 조선업체가 카타르 프로젝트를 포함한 대규모 LNG운반선 수주잔치를 하는 동안 현대중공업이나 미포조선의 주가는 많이 오른데 반해 아래 차트와 같이 꾸준히 흘러 내려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소위 말하는 '반토막'이 났습니다.
코스피 자체의 약세도 한가지 원인이지만, 작년 하반기 태조이방원으로 불리며 당당히 증시의 주도주였던 조선주 대장이었던 한국조선해양은 왜 이렇게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을까요?
원인1 : 현대중공업 재상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1)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겠다는 명분으로 한국조선해양을 상장하였습니다. 그 전까지는 현대중공업지주 밑에 현대중공업이 있고, 그 아래에 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두고 있었는데 중간 지주회사를 물적분할하여 현대중공업지주 밑에 한국조선해양, 그 밑에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미포를 두게 된 것이죠.
2) 그런데 2021년 개선되는 업황에 힘입어 5월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4개월이 지난 그해 9월 17일, 자회사 현대는 현대중공업을 쪼개 다시 상장하였습니다. 분할의 목적이었던 D사 인수 성공여부는 아직 나오지도 않은 시점에서 사업회사를 재상장 한 것입니다. 이것은 전세계 상장기업들중에서도 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습니다.
2017년부터 향후 5년내 조선업황 개선을 기대하며 현대중공업 주식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 A가 있다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의 현대중공업 주식은 2019년 물적분할로 이름이 한국조선해양으로 바뀌지만 그의 주식에는 여전히 비상장사로 현대중공업을 보유하고 있으니 가치변동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그의 주식은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현대중공업을 재차 상장 하는 바람에 당초 투자했던 사업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지주사 주식이 되었습니다. 조금만 사업성이 있으면 상장하기 바쁜 대한민국 재벌기업의 '돈놀이'로 인해 A의 현대중공업은 온데 간데 없어진 채로.
원인2: EU의 인수합병 거절
재밌는건 그 이후 입니다. 우리나라 조선사의 최대 고객이자 전세계에서 선박 발주를 가장 많이 하는 해운사가 모여 있는 EU에서 현대의 대우 인수를 최종 거절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현대는 투자자들의 돈을 갈취하다시피 상장하여 마련한돈 1조 800억과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실익을 거두어 주가는 형편 없이 하락했지만 주주들의 피해는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았습니다.
원인3: 현대삼호중공업도 상장?
추가로 작년 1월경 현대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와의 계약관계 때문에 삼호중공업도 상장해야 한다는 언론 보도를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무렵 주가는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졌는데 주주들의 분위기가 훨씬 더 안좋아지자 상장 후 흥행에 따른 자금조달의 보장이 어려워졌죠.
삼호중공업의 상장은 그렇게 슬쩍 연기되었습니다. 그 이후 주가는 횡보와 하락을 거듭하여 반토막까지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2021년 9월부터 2022년 연말까지의 대략적인 한국조선해양의 이슈였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주가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
주가 전망
1) 2022년 1월 4일, 현대중공업그룹이 국내 사모펀드 IMM PE와의 합의에 따라 상장 의무를 해소시키고 펀드사가 보유한 삼호중공업의 주식 15.15%를 4,000억원 가량의 대금을 지급하고 취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삼호중공업 상장에 대한 불안요소가 제거됨과 동시에 한국주식해양의 주주가치는 제고될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2) IMO 2025 탄소감축계획에 따라 규제가 강화되는 원년인 2023년이라 조선사의 단기 실적은 점치기 어렵습니다. 시장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 기조 강화로 인한 투자 경색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고 조선사의 대내외적 환경도 마찬가지 입니다. 인력감소, 후판가격, 급격한 에너지환경 변화 등 당장에라도 조선주 주주들은 주식을 팔아야 할것 같은 기사들이 쏟아지는것도 사실입니다.
3) 그러나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기술노동집약 산업인 조선업의 특성상 신규 경쟁자의 출현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지난 10년간 구조조정이 끝나 선박 생산 캐파는 40%가 줄어 들었고 2004~2007년 대량 생산된 선박들은 환경 규제가 아니더라도 운행 가능시기가 도래하고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계 물류의 핵심인 '배'를 만드는 전세계 1위 기술력을 가진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고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입니다.
4) 단기적으로 한국조선해양 주가 반등 시기는 사람의 몸으로 예언하기 힘들겠지만, 상식적으로 전세계 1등인 현대그룹의 조선주가 구조적 성장주가 될 수밖에 없다는 장기적인 전망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현대그룹에서 또다시 소액주주들의 뒤통수를 치지 않는다면 말이죠.
조선주 투자자분들은 올 한해 우리나라 주력 선종인 LNG선과 아직까지 발주가 저조한 탱커 시황, 그리고 향후 먹거리인 암모니아나 수소 등 친환경 연료 선박들의 개발 현황을 주의 깊게 지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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