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3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사이비 종교 관련 다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세 번째 파트 아가동산과 교주 김기순의 행적, 음반유통사 신나라레코드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루어 보겠습니다. 김기순은 무슨 죄를 저질렀고 그녀의 근황을 통해 과연 '김기순은 제대로 단죄받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아가동산
1982년 경기도 이천군 대월면 일대 땅 4천 평을 매입한 교주 김기순에 의해 창시된 사이비 종교입니다. 매입한 부지에 '아가농장'이라는 협업마을을 세우고 김기순은 스스로를 '아가야'라 지칭했습니다. 아가동산의 신은 '아가야'였고 '아가야법'에 따라 신도들에게 순종을 강요하였습니다.
인정선[가족], 물질선[돈], 정욕선[이성간 사랑]이라 불리는 3선을 끊어낼 것을 종교적 교리로 승화시켜 신도들을 지배했습니다. 애 어른 가릴것 없이 신도들을 앵벌이, 장사, 농사에 동원해 돈을 벌어오게 하였습니다. 돈벌이가 안 되는 노인들에겐 가사활동이라도 시켜 노동력을 착취했습니다.
종처럼 자유를 박탈당하고 살아야 하는 자신들의 신세에 불만을 가지는 신도들을 지배하기 위해 교주는 폭행과 폭언으로 공포를 강화시켰습니다.생활에 불만을 갖거나 탈출을 시도 하는 사람에겐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때리게 한 뒤 집단폭행을 지시했습니다.
탈퇴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외모가 특출난 젊은 남성들은 따로 뽑아 김기순의 곁에 두고 성을 착취했다고도 합니다. 김기순은 이처럼 폐쇄적인 사회를 형성하고 그 사회속에 존재하는 모든 신도들의 인간성과 욕구를 철저히 단절시켜 극단의 공포를 매개로 사람들을 노예화하였습니다.
교주 김기순의 행적
1940년생인 김기순은 30대때부터 사이비 종교에 심취하여 1978년 이교부와 함께 '삭발교'를 만들었습니다. 이교부가 당시 문제가 되었던 나체의식과 폭행사건으로 구속되자 300명의 신도를 이끌고 독립한 뒤 자신을 따르면 모두 영생할 수 있다고 교리를 전파하며 아가동산을 설립하였습니다.
그 이후, 신도들에게 살아있는 신과 다름 없는 존재로 10년을 군림해 왔습니다. 공포를 통해 폐쇄된 사회 속에서 신도들을 통치했습니다. 이탈자들의 증언에 의해 밝혀진 것만 최소 3건의 살인을 지시했고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재물을 착취하였습니다.
1995년, 처음으로 세상에 메시아의 탈을 쓴 악마의 정체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을때, 그녀의 방에는 수천만 원대 가구와 수억 원짜리 전축, 7억이 넘는 현금과 달러가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김기순은 1997년 이탈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그동안의 살인 및 사기 혐의에 대해 사형을 구형받았지만,
피해자 어머니와 살인에 동원된 굴삭기 기사의 진술 번복과 더해진 엉터리 판결로 인해 조세포탈과 횡렴 혐의만 인정되어 징역 4년과 벌금 56억을 선고받은 게 다였습니다. 살인과 사기죄는 적용되지도 않았고 대법원은 아가동산에 대해 "포교활동을 하지 않았고" "종교의식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이비 종교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신나라레코드
'사기꾼을 의심하지 못하고 열심히 믿은 죄'를 가진 신도들을 착취한 수익금은 아가동산의 재산으로 귀속되었습니다. 아가동산이 탄생한 1982년 이후 불과 6년 만에 4천 평의 땅은 13만 평으로 늘어났고, 그 가운데 '신나라레코드물류'가 있었습니다.
초창기 아가동산에서는 리어카로 카세트를 팔다가 이게 돈벌이가 좀 되자 트럭으로 강원도 등지에서 순회영업을 하며 돈을 벌다 1984년엔 아예 종로에 매장을 열었습니다. 자본금이 많았기에 음반을 싸게 팔 수 있었고 당시 주류 음반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신촌, 홍대, 용산, 압구정, 고속터미널, 강남, 대전, 일산과 같은 우리나라 주요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이 있었으나 현재는 홍대점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온라인을 통해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 또한 어린 시절 신촌 매장에서 카세트테이프나 CD를 구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도 신나라레코드가 여전히 아가동산과의 연계성이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는 점입니다. 아가동산의 경리 담당이었던 신옥희가 법인 대표로 등재되어 있으며 김기순은 회장입니다. 대중들은 신나라가 사이비 종교의 수익사업이었다는 사실도 모른체 그들의 돈벌이에 이용당하고 있습니다.
교주 김기순의 근황 : 그녀는 제대로 단죄 받았는가?
2000년 8월 출소한 김기순은 교주로서의 권력은 모두 잃었지만 구속되기 전 신도들에게 헌납받은 그들의 전재산과 노동력 착취를 통해 불린 재산들, 그리고 현재도 발생하고 있는 신나라레코드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충분히 잘 먹고 잘살고 있다고 합니다.
살인도 마다치 않을 만큼 사람을 때리고, 하루 18시간씩 일을 시키고, 가정을 파괴했던 사이비 메시아는 100억이 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당시 가족들에게 무자비한 매질을 가해 스스로를 파괴시켰던 미련한 신도들은 여전히 아픔 속에 살고 있습니다.
과연 김기순은 제대로 단죄받았습니까? 교주의 악행에 대해 증언하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많습니다. 포교활동을 하지 않은 폐쇄성이 사이비 종교라고 인정할 수 없는 단서라고 하기엔, 사건 당시 수많은 사람들의 피해가 사이비 종교의 맹목성과 너무나 맞닿아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이 사건의 주범인 김기순에 대한 판결은 너무나 안일했습니다. 증거채택주의재판의 취지와 효과는 분명히 인정되어야 마땅합니다만, 악마의 탈을 쓴 메시아의 악행에 신음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이 실체적 진실입니다.
공소시효 만료로 인해 김기순에 대한 법적 처벌을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이 전무한 현재 상황에서, 국가와 국민들이 이 사건을 두고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 정도가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신나라 레코드와 아가동산의 옛 부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신나라네이처팜에 대한 철저한 회계 감사와 세무조사. 둘째, 이 업체들에 대한 불매운동입니다. 이들의 돈벌이에 이용당할 순 없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사(死)자와 피해자들을 충분히 위로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신이다' 다큐가 2023년 JMS 정명석을 재조명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지게 만든 것처럼, 대중의 관심과 위로가 아가동산 피해자들에게도 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나는 신이다 [넷플릭스 신작 다큐] 후기 ① JMS 정명석
2023년 3월 3일 넷플릭스에서 우리나라에 존재했거나 현재도 존재하고 있는 악성 사이비 종교에 대해 다룬 신작 다큐 '나는 신이다 :신이배신한 사람들'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다
mnbcor0826.tistory.com
나는 신이다 [넷플릭스 신작 다큐] 후기 ② 오대양 사건 박순자
2023년 3월 3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사이비 종교를 다룬 다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에서 다룬 두 번째 파트 [오대양 사건]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이 사건의 개요와 오대양의 교주
mnbcor0826.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