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스피가 회복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대중이 주가 하락의 공포에 휩싸여있을 때 매수하고 대중이 주가 상승에 환호할 때 매도하라는 증시 격언은 언제나 맞는 말이지만 실행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주요 조선주 주주로서 삼성중공업의 현재 주가 수준에서 조선업의 전망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주가 현황
2021년 삼성중공업은 2014년부터 이어진 조선업 장기불황에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받았던 저가수주와 드릴십 악성재고 등의 영향으로 인한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유상증자·무상감자를 단행했습니다. 차트상으로 분석해 보면 회사는 증자와 감자 이후 6,000원대에서 하락하여 1년 넘게 5,000원대 박스권에서 상방으로든 하방으로든 눈에 띄는 등락 없이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는 그림입니다.
2023년 2월 14일 기준 PBR 1.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삼성중공업의 컨퍼런스콜에서 밝힌대로 올해 흑자전환을 이루어 목표대로 2,000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낸다면 주가는 향후 상승여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부터 주가상승의 동력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하나씩 확인해 보겠습니다.
드릴십 악성재고 처분
드릴십은 심해에서 원유와 가스를 시추하는 배이자 바다위의 설비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호황기 다른 BIG3 조선소 대비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드릴십으로 높은 매출을 올렸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미국의 셰일가스 대량 개발 및 경기침체 등으로 유가가 하향평준화 되자 유전의 경제성이 사라지면서 발주처가 파산하거나 발주 후 인도를 거부하는 사태가 연이어 벌어지자 드릴십 5척이 악성 재고로 남게 되었죠.
악성 재고로 남은 드릴십의 수선비가 끊임없이 비용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하락사이클에 접어들었던 조선업계의 사정을 반영한 삼성중공업의 회계장부는 망가져만 갔습니다. 다행히 유가가 80불 위로 올라갔던 작년 5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사에 4척을 1조 400억 원에 우회 매각하여 4,5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였고, 12월부터 이탈리아 선사에 순차적으로 매각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오랜시간 재무상태를 악화시켰던 드릴십 처분은 굉장한 호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고금리 시대 턴어라운드 실적주는 귀하다
2020년 발생했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유례없는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 이후 전 세계는 2년째 강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한 해 동안 금리는 0%대에서 4% 후반까지 빠른 속도로 올라왔고, 낮은 금리에 유리한 성장주는 불리하고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는 소위 가치주에게는 유리한 시장환경이 조성되어 왔습니다.
세계의 돈이 몰리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작년 한해동안 다우는 견조했으나 나스닥은 하락했죠. 에너지, 식음료주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고 나스닥 성장주들은 5~80%씩 하락하였습니다. 매크로 전망을 정확하게 예언하는것은 어렵겠지만, 한번 올라간 인플레 수치가 아무리 가파르게 하락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과거와 같은 초저금리 시대가 가까운 미래에 도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성장주에 불리한 시장 여건은 마이너스 실적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기업들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게 될 것입니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3년치 일감을 쌓아두고 신조선가를 유지하기 위해 선별수주를 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재무제표에 재작년부터 고가수주한 실적이 반영되는 올해부터는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고금리 시대 턴어라운드 실적주는 귀한법이니까요.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아직도 저렴하다
최근 2년간 친환경선박 발주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몇 차례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던 현대중공업의 2023년 2월 14일 기준 주가 PBR은 1.8배입니다. 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로 나쁜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와 경영진의 부재로 저평가받았던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무서운 상승세로 3.16배까지 올랐습니다.
이에 비하여 삼성중공업은 아직도 1.1배입니다. 과거 2008년 조선주 슈퍼사이클 시기 평균 PBR 5배까지 치솟았던 조선주 주가를 생각해 본다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은 친환경 선박 교체 발주 초입 단계인 현재의 주가는 아직도 저렴한 편이라는 생각입니다.
투자 아이디어 진단
금리의 변동이나 유가의 흐름을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당연히 조선주 단기 주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후현상과 선진국 중심의 친환경정책 기조는 최소한 최소 5년 이내에 황산 배출이 가장 많은 운송 수단인 선박에 대한 대규모 교체 수요를 발생시킬 것입니다. 오랜 기간, 반드시.
전 세계에서 상품가치가 있는 배를 대규모로 만들 수 있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일본 정도입니다. 그중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일으킬 수 있는 선박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이러한 경쟁력은 정부에서 조선업에 많은 특혜를 제공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높은 원자재 가격과 저임금에서 비롯된 조선소 인력 부족 문제 등 우리나라 조선업계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그러나 진단 가능한 지금의 문제는 원인이 확실하고 민과 관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바,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체들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상승여력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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